매운 어묵 잡채

바쁜 일들은 늘 한꺼번에 몰려 오는 경우가 많아서 정신없이 보내다 보면 한달도 후딱 지나가고 일년도 후딱 지나가 있고는 한다. 가끔 하루가 온전히 짬이 나는 행운의 날이 생기면 당장 필요한 물건이 아니지만 물엿이 다 떨어져 간다던가 하는 핑계를 잡아 장을 보러 나간다. 마트 안을 느릿 느릿 걸으며 물건들을 구경하는 일은 참 재미가 있어서 시간 가는 줄 […]

매실 청 토마토 절임

전에는 토론토에서 매실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던 것 같은데 요새는 간혹 철이 되면 한국 마트에 매실이 들어 오는 것 같다. 허구 많은 과일과 채소들로 청을 담으면서도 유독 매실 청은 한번 담아 본 적이 없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시 엄니가 직접 담근 매실 청을 늘 가져다 먹었었다. 늘 보내시니 늘 넉넉했다. 연세가 드시니 요새는 만들지 […]

반 건시 단호박 설기

나는 곶감을 좋아한다. 예전에 아빠 회사의 여직원 하나가 곶감으로 유명한 지방 출신이었는데 그 여직원 부모님은 직접 골라 따서 말린 최상급 곶감을 임금님께 진상 하듯 매년 아빠께 보내오곤 했다. 다 말랐는데도 살이 많고 과질이 부드럽게 잘 말린 그 곶감으로 아빠 보다 내 입이 더 호강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사기도 어려울 만큼 최상급의 그 곶감을 나는 꽁꽁 […]

단 호박 해물 볶음

선들 선들 누가 느껴도 가을 바람인가 싶은 바람이 불기 시작 했다. 해는 급격히 짧아 지고 있는 중이고 마트에는 종류별의 호박이 등장한다. 날마다 호박의 가지 수는 늘어 나고 날마다 그 양은 많아져 결국은 마트 마당까지 산처럼 쌓이게 된다. 아닌 게 아니라 가을 바람과 호박은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나무나 풀처럼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듯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

Side dish for a lunchbox_추억의 도시락 반찬(소시지 부침)

나는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던 세대다. 어렴풋이 교실 난로 위에 도시락을 산처럼 쌓아 놓고 수업하던 기억도 있다. 한 겨울에 찬밥을 먹기란 상당히 고역 이었을 테니 말이다. 지금이나 마찬 가지로 그때도 먹는 것에 대해 큰 욕심이 없어 그랬는지 그냥 도시락에 대한 기억은 그 정도다. 지금처럼 먹거리가 다양하던 때가 아니었으니 무슨 특별한 반찬이 있었는지 잘 기억도 나지 […]

Baby Croaker Fried_애기 조기 튀김

몇 주전 온 가족이 June의 별장이 있는 섬에 다녀 왔다. 누군가의 고등어 낚시 얘기를 듣고는 아들과 아빠가 지나가는 말로 우리도 낚시를 해 보고 싶다는 바램이 흘러 흘러 결국 안착된 곳이 그 곳인데 마침 별장에는 낚시대가 있었고 우리 식구들은 모두 낚시 대 한 번 안 잡아본 쌩 초보였기 때문이었다. 회상컨데 작은 물고기 세 마리로 우리 일행 […]

Button mushroom Yellowjukini Boat_양송이 옐로 주키니 보트

벌써 조석으로는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분다. 사실 가끔은 드러난 맨 어깨가 춥게 느껴져 열린 창문 틈을 줄여 놓을 때가 있다. 벌써 가을인갑다 하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나 보다. 세월은 참 정신없이 빨라 계절이 변하는 속도에 내 마음을 맞추기가 점점 어려워 진다. 세월은 참 정신없이 빨라 계절이 변하는 속도에 내 마음을 맞추기가 점점 어려워 진다. 마트 채소 […]

Flower Songpyeon(Rice Cake)_플라워 송편

외국으로 돌다 보니 우리의 명절에 둔감하게 된다. 구태여 찾아 보지 않으면 오늘이 추석인지 내일이 추석인지 분명히 알지도 못하니 말이다. 한국마트에서 한가위 맞이 세일을 한다 고나 해야 명절이 되었구나 생각하게 된다. 뭐, 나쁘지는 않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는 것이 우리네 인생사 일 테니 크게 욕심 부리지 않기로 한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는 […]

Violet Kale Chip_자색 케일 칩

5월이 막 들어 설 무렵 가족들과 나들이 삼아 메노나이트 빌리지에 다녀 온 적이 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어린 묘목들과 모종 들, 줄지어 늘어 놓은 과일들이 있는 파머스 마켓은 내 발걸음을 괜히 바쁘게 했다. 내 허벅지에 달을랑 말랑한 자색 목련 한 그루를 사며 이 목련이 큰 나무가 되어 내게 그늘을 드리울 날을 상상한다. 마당 어디쯤 […]

Perilla Leaf Jangaji_깻잎 장아찌

크게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나는 외모가 차갑고 까칠하게 생겼다. 역시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실제 성격도 그런 것 같다. 오래 긴장 속에 선수를 키워 내고 시합에 나가고 심판을 보는 생활을 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생긴 모습이나 성격이 냉정하고 철두 철미한 사업가 아빠를 꼭 닮기도 했으니 어느 정도는 타고난 모양이다. 내가 커피 믹스를 먹으면 에스프레소만 먹게 생겼는데 의외라고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