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나는 외모가 차갑고 까칠하게 생겼다. 역시 인정하고 싶진 않지만 실제 성격도 그런 것 같다. 오래 긴장 속에 선수를 키워 내고 시합에 나가고 심판을 보는 생활을 해서이기도 하겠지만 생긴 모습이나 성격이 냉정하고 철두 철미한 사업가 아빠를 꼭 닮기도 했으니 어느 정도는 타고난 모양이다. 내가 커피 믹스를 먹으면 에스프레소만 먹게 생겼는데 의외라고 하고 요리는 커녕 세수할 때 빼고는 손에 물도 안 묻히게 생겼다고 하며 단무지를 먹으면 반전이라고 말한다. 오래 전부터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탓인지 말투가 똑똑 끊어지고 말끝에는 또 얄밉게 입을 꼭 다문다고 한다. 심지어는 저 여자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게 생겼다 소리도 꽤 들었는데 이제 뭐 새롭지도 않다. 그렇다, 나의 별명은 얼음 공주다…

얼음 공주 큰 딸은 살갑게 말 한마디도 못 건네는 무뚝뚝쟁이 지만 그 딸이 정성들인 음식들만은 살갑게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엄마께 보낼 음식들을 만들며 내 부엌은 부산 해진다.

우리 엄마는 상당한 미인에 여리 여리하고 지극히 예민한 소녀 감성을 지녔으며 섬세하고 얇은 유리 볼 같아서 무늬만 겨우 여자인 내가 맞추기에는 어려움이 꽤 있다. 말이 없던 아빠와는 사뭇 다르다. 엄마 혼자 된지 십년이 되고 보니 연세도 있고 이제 뭘 해 드시는 걸 영 번거로워 하신다. 한국엔 이것 저것 주문 음식이 잘 되어 있어서 맛있다고 하는 것들을 동생이 잘 사다 쟁여 놓는다. 그런데도 이번 여름 방문 때 피클이나 깻잎 장아찌, 견과류 볶음 등을 한두 번 드실 양만큼 씩 진공 포장해서 여러 뭉치 보내 드렸더니 입이 짧은 엄마에게는 그게 더 좋았던 모양이다. 좀 더 있었으면 하고 연락이 왔다. 얼음 공주 큰 딸은 살갑게 말 한마디도 못 건네는 무뚝뚝쟁이 지만 그 딸이 정성들인 음식들만은 살갑게 다가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엄마께 보낼 음식들을 만들며 내 부엌은 부산 해진다.

#perilla leaf#깻잎#jangaji#장아찌#wang#왕#멸치액젓

재료

깻잎 약 100-120장, 통마늘 4-5개, 장아찌 물(간장 1컵, 매실액 1컵, 멸치 액젓 1/4컵, 멸치 다시물 1/2컵, 설탕 2큰술)

이렇게 만들게요~*

1.

깻잎은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털고 꼭지를 짧게 잘라 준비한다.

2.

다시 물은 멸치와 건 고추, 양파 등을 넣어 우려 준비한다.

3.

마늘은 편으로 썰어 준비한다.

4.

분량의 재료를 섞어 장아찌 물 재료를 준비한다.

5.

섞어 놓은 장아찌 물 재료를 한번 부르르 끓여 준다.

6.

통에 담은 깻 잎 위로 뜨거운 장아찌 물을 부어 준다.

7.

깻잎이 들뜨지 않도록 누름돌이나 접시 등을 이용해 눌러 주고 식으면 뚜껑을 덮어 실온에 1-2일 익힌 후 냉장 보관한다.

더 맛있는 제안!

*장아찌를 담글 때 보통 식초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이번에는 반찬으로 먹기 좋으려고 식초를 쓰지 않고 대신 멸치 액 젓을 조금 넣었어요. 멸치 액 젓 대신 까나리 액 젓이나 피쉬 소스 등을 사용하셔도 무방 해요.

*액 젓이 감칠맛을 더해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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