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건시 단호박 설기
나는 곶감을 좋아한다. 예전에 아빠 회사의 여직원 하나가 곶감으로 유명한 지방 출신이었는데 그 여직원 부모님은 직접 골라 따서 말린 최상급 곶감을 임금님께 진상 하듯 매년 아빠께 보내오곤 했다. 다 말랐는데도 살이 많고 과질이 부드럽게 잘 말린 그 곶감으로 아빠 보다 내 입이 더 호강하곤 했던 기억이 난다. 사기도 어려울 만큼 최상급의 그 곶감을 나는 꽁꽁 싸서 냉동실에 보관해 두고 생각날 때마다 한 개씩 아껴 꺼내 먹었다. 비싼 것은 둘째 치고 이 토론토에서는 좋은 곶감 만나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재미 삼아 가끔은 나도 감을 사다가 말리곤 한다. 물론 그 곶감 맛을 낼 수는 없다.
마트에 반 건시가 나왔다. 크기가 하품 날 만큼 작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나 색깔도 곱고 참 맛있게 생겼다.
마트에 반 건시가 나왔다. 크기가 하품 날 만큼 작다는 단점이 있기는 하나 색깔도 곱고 참 맛있게 생겼다. 가격이 아주 싸지는 않아 들었다 놨다 알뜰 주부 코스프레를 해 가며 두어 통을 샀다. 말랑하게 잘 말린 곶감과 홍시의 중간쯤 되는 맛을 낸다. 아주 맛이 있다. 고기를 크게 먹기 위해 돈까스가 생겨 났다고 했던가. 맛있는 건시를 크게 먹기 위해 나는 오늘 건시 넣은 백설기를 찐다.ㅎㅎ
재료(1 인분)
얇게 채 썬 단 호박 70g, 습식 쌀가루 3 컵, 소금 한 꼬집, 물 3 큰술, 설탕 3 큰술, 반 건시 2개.
이렇게 만들게요~*
떡을 찔 물을 미리 올려 끓인다.
반 건시는 미리 잘게 자르고 호박은 채 쳐 준비한다.
분량의 쌀 가루에 소금 한 꼬집을 넣고 물을 주어 섞어 준다.
손바닥으로 비벼 쌀 가루에 물이 골고루 배도록 한다.
체에 두 번 내린다.
설탕을 넣고 재빨리 섞어 준다.
쌀가루를 얹는 중간 중간 반 건시와 호박을 섞어 주며 틀에 담는다.
스크레퍼 등으로 표면을 반듯하게 정리해 준다.
증기가 오른 찜기에 올려 20-25분간 쪄 주고 5분간 뜸 들인다.
더 맛있는 제안!
*뚜껑에 수증기가 차면 물이 떡으로 떨어져 떡 표면이 미워져요. 그럴 때는 면보 등으로 뚜껑을 한 번 감싸 쪄 주도록 해요.
*떡을 꺼낼 때는 윗면에 접시를 덮어 뒤집어 주고 다시 윗면에 다른 접시를 덮어 뒤집는 방법으로 떡을 빼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