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던 세대다. 어렴풋이 교실 난로 위에 도시락을 산처럼 쌓아 놓고 수업하던 기억도 있다. 한 겨울에 찬밥을 먹기란 상당히 고역 이었을 테니 말이다. 지금이나 마찬 가지로 그때도 먹는 것에 대해 큰 욕심이 없어 그랬는지 그냥 도시락에 대한 기억은 그 정도다. 지금처럼 먹거리가 다양하던 때가 아니었으니 무슨 특별한 반찬이 있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지만 이 소시지 반찬만큼은 요즘 들어 새로이 회자 될 만큼 내 어린 시절에 특별했던 것이 사실이다.

어렴풋이 교실 난로 위에 도시락을 산처럼 쌓아 놓고 수업하던 기억도 있다. 한 겨울에 찬밥을 먹기란 상당히 고역 이었을 테니 말이다.

어느 날 야심한 밤에 아들은 영화를 보러 나갔다. 영화가 끝나는 시간에 맞추어 아이를 픽업해서 돌아 오며 영화는 재밌었느냐고 물으니 잠깐 뜸을 들인 아들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헐리우드의 자본을 가지고 만들어진 영화를 이렇게 큰 상영관에서 마음껏 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것이 행복해요. 정말이지 너무 행복해요.”라고. 어떤 잘 만들어진 영화가 나왔는 갑다 궁금하여 그 영화의 제목이 무엇인고 기대를 가지고 물었다. 스무 살이 훌쩍 넘은 나의 아이를 행복하게 만든 그 영화는 ‘고질라’였다…….;; 집에 돌아와 출출하다는 아이를 위해 냉장고를 뒤지다 보니 재미 삼아 사다 놓은 추억의 그 소시지가 눈에 띄었다. 헐리우드의 자본과 함께 모든 것이 풍족하고 마냥 발전한 이 시대에 왠지 타임머신 같은 분위기의 소시지에서 묘한 이질감이 느껴진다. 옛날에 먹던 것처럼 계란 옷 입혀 소시지 부치고 묵은지 흔들어 씻어 볶은 김치 한 켠에 내었더니 요거 들고 다시 나무 책상 투박했던 학교에 가야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물론 헐리우드 자본으로 만들어진 부유한 영화는 없는 시대 겠지만 말이다.

#추억의 도시락 반찬#소세지 무침#왕#wang#소시지

재료(1 인분)

소시지 한 줄, 계란 2개, 파 반 개, 청양 고추 2개,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들게요~*

1.

계란은 알끈을 빼고 잘 풀어서 얇게 다진 파와 청양고추를 잘게 썰어 넣고 섞어 준다.

2.

소시지는 먹기 좋은 두께로 잘라 준다.

3.

계란 물에 담궈 골고루 계란 옷을 입혀 준다.

4.

달군 팬에 기름을 얇게 두르고 중 약 불로 노릇 해 질 때까지 구워 준다.

더 맛있는 제안!

*이미 온갖 맛있는 것에 익숙해 진 입맛으로는 사실 약간은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 소시지 예요. 계란 옷에 파와 청양고추를 함께 넣으면 가끔 매콤하게 씹히는 고추 향 때문에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어요. 케첩을 찍어 먹으면 더 좋아요.

*너무 센 불에 구우면 계란이 금방 타 버리니 불의 세기를 잘 조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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