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어묵 잡채
바쁜 일들은 늘 한꺼번에 몰려 오는 경우가 많아서 정신없이 보내다 보면 한달도 후딱 지나가고 일년도 후딱 지나가 있고는 한다. 가끔 하루가 온전히 짬이 나는 행운의 날이 생기면 당장 필요한 물건이 아니지만 물엿이 다 떨어져 간다던가 하는 핑계를 잡아 장을 보러 나간다. 마트 안을 느릿 느릿 걸으며 물건들을 구경하는 일은 참 재미가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를 때가 많다. 자주 써 보지 않은 재료가 무척 싱싱 하다면 그 앞에 서서 한참을 들여다 본다. 머리속으로는 저걸로 무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말이다. 발은 느린데 머리가 바쁘다. 늘 쟁이고 있어야 마음이 편한 품목들은 집에 얼만큼 남아 있는지 몰라 또 사는 일도 자주 있다. 어묵 탕을 끓일 때 내가 즐겨 쓰는 네모 어묵이 보이기에 하나를 집어 들고 마침 세일을 한다고 쭈꾸미 만두 같은 것을 사고 마트가 머니까 사 놓는다고 콩나물 등을 챙기고 나면 별로 필요한 것이 없었는데도 카트가 가득 차곤 한다. 나올 때쯤 되면 물엿 따위는 이미 잊어 버린 지 오래다.
바쁜 일들은 늘 한꺼번에 몰려 오는 경우가 많아서 정신없이 보내다 보면 한달도 후딱 지나가고 일년도 후딱 지나가 있고는 한다.
한국 마트에서 재미있게 논 것으로 부족해서 참새 방앗간 마냥 또 중국 마트에 슬쩍 들러 본다. 쌓아 놓은 채소들도 둘러 보고 크기나 종류도 다양한 말린 대추나 버섯, 당면들도 둘러 본다. 중국에서 살 때 딸랭이가 즐겨 사 먹던 쑤안라펀이라 음식에 들어 가던 굵고 넙적한 당면이 늘 인상적이었는데 오늘은 나도 그걸 한 봉지 사본다. 밤 묵 가루가 보이니 그것도 한 통 산다. 사고 싶은 것들을 실컷 샀으니 만들 것들의 목록을 만드느라 집으로 돌아가는 차 안에서부터 머리가 바쁘겠다. 그렇게 오늘 하루 또 자알 놀았다.
재료
굵은 당면 200g, 어묵 2장, 홍색, 황색 파프리카 각 1/4개, 풋고추 1개, 마른 땡초 약 15개, 다진 마늘 1큰술, 오일 3큰술, 양념 간장(진간장 2 큰술, 설탕 1.5큰술, 굴 소스 0.5큰술) 꿀 1 큰술, 참기름 1 작은 술, 후추 약간 .
이렇게 만들게요~*
당면은 물에 담가 2시간 이상 불려 준다.
야채는 채 썰고 양념장은 미리 만들어 준비 한다.
어묵은 당면과 비슷한 두께로 썰어서 뜨거운 물에 한번 샤워 시킨다.
불린 당면은 끓는 물에 간장 1큰술과 오일을 넣고 4-5 분 삶아 찬 물에 헹구어 둔다.
달군 팬에 오일을 넣고 마른 고추를 넣어 꾹꾹 눌러 주며 2-3분 볶아 준다.
매운 기가 많이 우러 났다 싶을 때 마늘을 함께 볶아 준다.
삶은 당면과 어묵, 양념을 넣어 맛이 잘 배이도록 볶아 준다.
야채를 넣고 1 분 정도 더 뒤적여 준다.
꿀과 후추, 참기름을 넣어 한번 섞어 준 후 마무리 한다.
더 맛있는 제안!
*고추로 매운 기름을 낸 후 고추씨가 너무 많은 것이 거슬려 저는 한번 체에 걸러 냈어요. 고추씨가 씹히는 것이 괜찮다면 이 과정은 생략해도 되어요.
*당면을 삶을 때 간장과 오일을 넣어 주면 간이 잘 배고 덜 불어서 좋아요. 그러나 번거롭다면 그냥 끓는 물에만 삶아 주어도 되어요.
*당면을 얼마나 불렸나에 따라 삶아지는 시간이 달라져요. 4-5분 삶고 한번 맛을 보도록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