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막 들어 설 무렵 가족들과 나들이 삼아 메노나이트 빌리지에 다녀 온 적이 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어린 묘목들과 모종 들, 줄지어 늘어 놓은 과일들이 있는 파머스 마켓은 내 발걸음을 괜히 바쁘게 했다. 내 허벅지에 달을랑 말랑한 자색 목련 한 그루를 사며 이 목련이 큰 나무가 되어 내게 그늘을 드리울 날을 상상한다. 마당 어디쯤 심을까 하는 생각에 머릿속도 바쁘다. 모종 가게에서는 여러가지 야채 모종을 고른다. 구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은 옐로 주키니와 아티 초크, 레몬 바비나와 자색 케일을 샀다. 특히 자색 케일 같은 경우는 아직 쌀쌀한 날씨에 노지에서 상할까 싶어 집 안에서 2주를 키워 마당에 심어 주었었다.

채소들을 걷어 내며 숙면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며 그렇게 여름도 가고 세월도 간다.

여름이 까무룩 저물어 간다. 조금 더 키워서 먹는다고 아껴 둔 케일들도 더 이상은 자라지 않는다. 잎맥 부분의 보라빛이 어쩌면 그렇게 고운지 모르겠다. 가장자리 프릴도 어쩌면 그리 예쁘게 주름졌는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오랫동안 숙면을 취하지 못해 온 나에게 의사나 한의사들은 와인 한 잔을 권하곤 한다. 자는데 도움을 좀 줄 거라고 하는데 워낙 알코올을 싫어해서 그것을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 자기 위해 무언가에 의존하는 것도 왠지 자존심(?)이 상한다. 오늘은 모르는 척 와인 한 잔을 따라 보았다. 마당에 나가 케일을 따다가 올리브유 발라 소금 살짝 뿌려 구웠더니 입안 에서 파삭하고 부서지는 그 고소함이 고급지다. 채소들을 걷어 내며 숙면을 위해 자존심을 버리며 그렇게 여름도 가고 세월도 간다.

#자색#케일#칩

재료(1 인분)

케일 적당량, 올리브유, 소금 약간.

이렇게 만들게요~*

1.

케일은 물에 씻어 물기를 털어 말려 준다.

2.

오븐은 380도F로 미리 예열해 놓는다.

3.

솔을 이용하여 케일의 앞면에 올리브유를 골고루 발라 준다.

4.

소금을 살짝 뿌려 준다.

5.

예열 된 오븐에서 10-12분 구워 준다.

더 맛있는 제안!

*소금을 너무 많이 뿌리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제 것은 마당에서 키운 거라 아무래도 좀 연했어요. 10분을 구워 주었는데 마트에서 산 케일은 조금 더 두껍고 억세기 때문에 굽는 시간을 몇 분 더 잡아 바삭하게 만들어 주세요.

*올리브유는 얇게 발라 주세요. 오일이 고여 있는 부분은 바삭하게 구워 지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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