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어묵
벌써 겨울이 깊다. 자꾸 이불 속으로 소파 안쪽으로 깊숙이 파고 들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시간의 속도가 느껴지지 않게 더디고 지루한 이 곳의 평화를 사랑하지만 한국에 한번 다녀 오고 나면 좀 심하게 평화로운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의도하지 않았으나 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집 앞에만 나가도 온갖 이름 난 레스토랑과 카페, 바가 즐비한 강남 바닥에서의 2주는 나의 마음을 간사하고 빠르게 변화 시키기 충분하다.
벌써 겨울이 깊다. 자꾸 이불 속으로 소파 안쪽으로 깊숙이 파고 들고 싶어지는 계절이다.
우리 나라는 거리 음식이 발달 했다고 한다. 대형 마트 한 켠에도 버스 정류장이나 동네 길 모퉁이 어디에도 내가 사랑하는 떡볶이 포장 마차가 있다. 김 무럭무럭 나는 어묵 탕과 떡볶이, 순대 등은 추운 겨울 날씨도 녹여 내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철 없던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근심없이 깔깔 거리며 떡볶이와 어묵 꼬치를 먹던 포장 마차에서, 하늘로 자꾸 올라가던 하얀 함박눈의 기억은 묘하게 따뜻한 느낌을 준다. 이모의 매운 어묵은 한국에서 파는 것보다 더 맛있다던 조카 아이의 칭찬 가득한 메뉴, 먹고 땀 삐질 흘려 감기도 이길 것 같은 매운 어묵으로 년말 년시 분주하면서도 정 스러운 한국의 거리를 잠시 내 주방으로 데려와 본다.
재료
어묵 15개, 멸치 육수 4컵, 양념장(간장 3큰술, 설탕 2큰술, (매운)고추가루 5큰술, 고추장 0.5큰술, 다진 마늘 1큰술, 새우젓 1작은 술), 파 2뿌리.
이렇게 만들게요~*
양념장 재료는 미리 섞어 준비 한다.
미리 만들어 둔 멸치 육수는 4컵 분량을 덜어 둔다.
만들어 둔 양념장을 풀어 끓여 준다.
어묵은 끓는 물에 한 번 튀겨 내거나 뜨거운 물을 부어 충분히 샤워 시킨다.
어묵을 넣고 끓어 오르면 뭉근한 불로 20-30분 정도 조리한다.
불에서 내리기 5분 전에 파를 넣어 준다.
더 맛있는 제안!
*고추가루를 매운 것으로 사용하면 쨍하니 얼큰하게 즐길 수 있어요.
*더 강도 높은 매운 맛을 원한다면 매운 고추 한 두개를 더 잘라 넣어도 좋아요.
*각자 기호에 따라 국물이 자작하게 즐겨도 좋지만 국물을 졸여 떡볶이처럼 즐겨도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