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룽지
누룽지.. 발랄함은 없지만 시크하면서도 평화로운 오늘 날씨와 무척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단단하고 까칠 하면서도 잘 부서지는 나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밤 새 내리는 빗 소리에 잠을 설쳤다. 간간이 천둥도 울리고 번개도 쳤다.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는 아련한 단조의 슬픈 노래 소리 같은 채로 대낮이 될 때까지 끊임이 없다. 이층 내 방 창가에 서서 밖을 내려다 보고 있자니 모든 것이 멈춘 듯 조용하다. 가라앉은 대기가 고요 하기 이루 말할 수가 없는데 떨어지는 빗줄기만 나뭇잎에 잠시 머물다가 눈물 같은 모양으로 다른 소리를 내며 땅으로 떨어진다. 그렇게 우리는, 약간은 서글프게 여름과 이별을 하고 있는 중인가 보다.
I’m sick of relationship… 살면서 어떤 날은 끊임 없는 관계 속에서 당황할 때가 있다. 참 오랜 세월을 사람과 부대끼며 살아 왔건만 이놈의 사회성은 발전하지를 않는다. 자주 사람들 속에 있는 내가 어색하다. 그래서 나는 고양이를 식물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급하게 달려 온 올 한해가 내게 버겁게 얹혀 고단하다. 나도 모르게 셀폰을 끄고 며칠 시체 놀이를 했다. 일어나 보니 텅 빈 집안과 걸맞게 아무 먹을 것이 없다. 한참이나 부엌을 서성대다 한 끝을 떼어 먹으며 누룽지 한 장을 끓이기 시작한다. 김치 한 쪽 곁들이면 충분한 요기가 된다. 누룽지.. 발랄함은 없지만 시크하면서도 평화로운 오늘 날씨와 무척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단단하고 까칠 하면서도 잘 부서지는 나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재료
밥 두 공기, 다시마 한 장+ 물 반 컵, 소금 한 꼬집.
이렇게 만들게요~*
쌀은 씻어 1:1로 물을 맞추어 밥을 짓는다.
다시마 한 조각은 소금 약간을 탄 분량의 물에 담가 우리도록 한다.
밥 한 공기에 다시마 물 2 큰술을 넣어 비벼 준다.
기름을 두르지 않고 달군 팬에 밥을 꼭꼭 눌러 펼쳐 담고 약불로 줄여 약 20-25분간 구워 준다.
부서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뒤집어 준 후 다시 15-20분 간 구워 준다.
더 맛있는 제안!
*저는 압력으로 밥을 지었는데 집에서 먹는 어떤 종류의 밥 이어도 상관 없고 처진 찬 밥을 응용하는 것도 좋아요.
*팬에 밥을 깔 때에 부슬 부슬 깔아 주면 뒤집을 때 다 부서져요. 꼭꼭 눌러 깔아 주세요.
*물은 다시 물이 아니어도 되어요. 소량이라도 몸에 좀 더 좋으라고 저는 다시 물을 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