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선생 표 오픈 치킨 브리또
선수 생활을 할 적에도 근육이 찢어져 본 적은 없는데 역시 나이는 못 속이는지 무리한 동작이 아니었는데도 근육이 찢어졌다고 한다. 한달을 훨씬 넘겼는데도 이것이 낫지를 않아 고생스럽다. 걷는 일이 지극히 평범할 때에는 미처 생각해 본적 없는, 걷는 방법에 대해 곰곰 연구를 해 보니 우리가 걸을 때 보통 뒤꿈치부터 힘을 줘서 앞꿈치로 옮겨 가는 동작을 반복하며 규칙적인 보행이 이루어 지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평지는 물론이고 계단을 내려 갈 때나 올라갈 때도 마찬 가지로 뒷꿈치가 들리며 앞꿈치에 힘을 주는 동작을 할 수가 없으니 겁 많은 아기처럼 한 계단에 두발을 모으는 형식으로 천천히 절며 내려 갈 수 밖에 없다. 시간이 흐르니 조금씩 나아지나 싶어 평소의 급한 성질대로 까불딱 하며 계단을 내려가다 세 계단을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었다. 다행히 다친 다리에 무리가 가지는 않았으나 엉덩이에 몽고 반점이 커다랗게 생기고 나니 아, 우리가 생각없이 걸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경에 나오는 소경이 눈뜨고 앉은뱅이가 걷는다는 이야기만 기적은 아닌 것이었다. 적어도 지금의 나에게는 말이다.
마침 남은 로스트 치킨의 살을 발라 놓은 것이 있어 아들이 좋아하는 브리또를 만들려다 떠오른 이 오픈 샌드위치 형식의 브리또는 엄마 음식의 제 1 시식단 아드님께 이러한 평을 들었다.
이것은 맛이 있을 뿐 더러 비주얼이 훌륭하고 한 점 흘리지 않고 간편히 쥐고 먹을 수 있으니 특허를 내셔야 한다고 말이다. 엄마가 이 디자인을 SNS에 올리시면 누군가 이걸 따라하고 자기가 했다고 하면 어쩌겠냐는 걱정이 사뭇 진지했고 더불어 아드님은 이 것 12개를 과카몰리 곁들여 앉은 자리에서 간단히 해치우고 있었다. 여늬 아들 가진 집들과 마찬 가지로 아들과 사이 좋게 지내고 싶다는 궁극적인 목표가 우리 모자 에게도 있다. 서쪽을 향해 넘어가는 해가 가득 쏟아 지는 식탁에 앉아 새로운 디자인의 브리또 한 판을 놓고 주거니 받거니 찬사(?)를 늘어 놓으며 사이 좋게 한참을 놀다 보니 기적은 내 정상적인 보행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만들어 낸 조금은 특별한 모양의 브리또에도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재료(1 인분)
결대로 찢은 닭 살 200g, 스리라챠 소스 1 큰술, 바비큐 소스 2.5 큰술, 케첩 1큰술, 후추 약간, 핫 소스 1/2 큰술, 다진 양파 반개, 모짜렐라 치즈 3/4컵
이렇게 만들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