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동스프로 5분만에 뚝딱 만드는 잔치국수
나는 어릴 때 리듬체조라는 종목의 선수생활을 했다. 그리고 그 후 나라를 뜨기 전까지 약 20년간 지도자와 심판 생활을 했다. 원래 어릴 때부터 먹는 것엔 큰 관심이 없었으니 내가 리듬체조를 하게 된 이후에도 못 먹는 것이 크게 고통스럽지 않았고 그래서 음식을 만들거나 먹는 데에는 점점 관심이 없어진 것이 또한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닐 것이다. 어느 해인가 일본의 작은 도시 오까야마로 선수들을 데리고 시합을 가게 되었는데 그 곳의 한 마트에서 아무 생각 없이 호기심에서 일본 우동 스프를 사 본 것은 요리를 할 줄 모르니 인스턴트에 관심이 간 때문 이리라. 집에 와서 먹어 본 그 우동 스프는 참 맛이 있었고 일본으로 시합을 가게 되면 남들은 코끼리 밥솥을 살 때 나는 늘 그 스프를 넉넉히 사 오곤 했다.
그 후로 오랫동안 잊고 있다가 이 곳 캐나다에 온 후 한국 마트에서 우연히 그 스프를 발견 했는데 반가운 마음에 두어 통을 사 들고 들어 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의 나는 국물 내는 것을 좋아한다. 큰 냄비에 물을 가득 붓고 온갖 맛 내는 재료들을 잔뜩 넣어 노랗게 우러 나는 다시 국물을 보고 있노라면 이것이 어떤 요리로 완성된 것이 아닌데도 벌써 뿌듯하고 마음이 좋다. 그럼에도 가끔, 갑자기, 뜬금 없이 잔치 국수가 먹고 싶을 때, 그러나 국물 내기 귀찮고 다른 마땅한 먹거리가 없을 때면 나는 비장의 무기처럼 이 우동 스프 하나를 꺼내 든다. 자투리 야채가 있다면 양파나 당근 등을 볶아 얹어도 좋지만 그저 김치 한 주먹만 조물조물 얼른 무쳐 얹어도 말 그대로 맛있고 만족스런 한 끼가 되곤 하니까~
재료(1 인분)
우동 스프 1봉지, 끓인 물 240 ml, 삶은 소면 한 주먹 분량, 김치 무침 2 큰술(설탕 1/2 큰술, 참기름 1작은 술, 통깨 1/2 작은 술), 양파, 당근 볶음 등 1 젓가락 씩(optional)
이렇게 만들게요~*
김치는 분량의 재료를 이용하여 조물 조물 무쳐 놓는다.
소면은 끓는 물에 4분정도 삶아 물에 헹궈 준비한다.
물 240ml에 스프 1 봉지를 넣어 저어 준다.
뜨거운 물로 한번 샤워 시킨 면을 국물에 넣어 준다.
무친 김치와 준비된 고명을 얹어 준다.
더 맛있는 제안!
*야채 고명이나 김, 지단 등 기호대로 얹어서 먹으면 좋겠지만 주로 간단하게 먹고 싶을 때 이 스프를 이용하기 때문에 저는 김치만으로도 만족스럽게 맛있는 것 같아요.
*찬 물에 헹구어 놓은 국수가 들어 가면 국물이 금방 식어요. 국수를 국물에 넣기 전 뜨거운 물 샤워는 필수랍니다.